Stories

“晩秋의 월영호반”

Stories

“晩秋의 월영호반”

안동에서 온 세번째 편지.

가을이,

당신이 그리워

함께 걸었던 월영교를 찾았더니

저만치 자욱한 안개사이로

오고 계시더군요

물 안개 사이로 비친 당신 얼굴은

불그레 상기되었지만

풀벌레 울음소리 그친 때문인지

호젓한 분위기로

월영교의 풍광을 적시며

오시더군요

월영교

월영교

처음에는 몰랐어요

당신이 왜 그리 조용하게

오시는지를..

그저 코로나 탓이려니 했는데

그리움이 길게 누운

강변길을 따라 늘어선 은행나무들이

늦은 가을 황금빛 나무부처로

환생하기 위해

기도에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듣고서야

이해가 되더군요

그리 조용하던 월영호반은

당신 말처럼 이제 거대한 절간이

되어가는 분위기예요

월영교

월영교

신기해요,

늦 여름 푸른 모습으로

하안거에 들었던 은행나무들이

한해 일상에 지친 범부중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늦은 시월부터

하나,둘 황금빛 등을 켠

나무부처로 환생하더니

‘다투지 말라’,

‘미워하지 말라’

‘오유지족 하라’는 법어를

은은하게 뿌리고

황금빛 이파리로 떨구는

진리의 말씀들은 강물에 올라

바람에 올라 물새들 날개에 올라

온세상에 울려 퍼지는 듯 하네요

순고의눈으로  황금빛 부처를

바라보던 중생들은

물에서 묻어나는 듯한 향내에 취해

발걸음 늦추고

당신을 그리던 나 역시

그리웠던 당신의 품속으로

천천히 빠져들고 있습니다

일년을 기다린 당신과의 상봉,

울긋불긋 천연색으로 물든

당신과의 상봉은

짧은 만남에 그칠것이지만

슬프지 않습니다

아프지 않습니다,

월영호반길을감싸안은 당신은

내년에도 올해처럼

신비한 모습으로 나타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호반길의 나무부처들은

자비의 설법에 완전히 젖은듯

황금빛 더욱 눈부신 모습으로

범부중생들에게 다가서고

있습니다

월영호반의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글 JD, 사진 권영목 작가

안동에서 온 세번째 편지.

가을이,

당신이 그리워

함께 걸었던 월영교를 찾았더니

저만치 자욱한 안개사이로

오고 계시더군요

물 안개 사이로 비친 당신 얼굴은

불그레 상기되었지만

풀벌레 울음소리 그친 때문인지

호젓한 분위기로

월영교의 풍광을 적시며

오시더군요

처음에는 몰랐어요

당신이 왜 그리 조용하게

오시는지를..

그저 코로나 탓이려니 했는데

그리움이 길게 누운

강변길을 따라 늘어선 은행나무들이

늦은 가을 황금빛 나무부처로

환생하기 위해

기도에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듣고서야

이해가 되더군요

그리 조용하던 월영호반은

당신 말처럼 이제 거대한 절간이

되어가는 분위기예요

신기해요,

늦 여름 푸른 모습으로

하안거에 들었던 은행나무들이

한해 일상에 지친 범부중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늦은 시월부터

하나,둘 황금빛 등을 켠

나무부처로 환생하더니

‘다투지 말라’,

‘미워하지 말라’

‘오유지족 하라’는 법어를

은은하게 뿌리고

황금빛 이파리로 떨구는

진리의 말씀들은 강물에 올라

바람에 올라 물새들 날개에 올라

온세상에 울려 퍼지는 듯 하네요

순고의눈으로  황금빛 부처를

바라보던 중생들은

물에서 묻어나는 듯한 향내에 취해

발걸음 늦추고

당신을 그리던 나 역시

그리웠던 당신의 품속으로

천천히 빠져들고 있습니다

일년을 기다린 당신과의 상봉,

울긋불긋 천연색으로 물든

당신과의 상봉은

짧은 만남에 그칠것이지만

슬프지 않습니다

아프지 않습니다,

월영호반길을감싸안은 당신은

내년에도 올해처럼

신비한 모습으로 나타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호반길의 나무부처들은

자비의 설법에 완전히 젖은듯

황금빛 더욱 눈부신 모습으로

범부중생들에게 다가서고

있습니다

월영호반의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글 JD, 사진 권영목 작가